[국민일보] 서울시, 아시아 최초로 사회성과보상사업(SIB) 7월 본격 개시…행정비용 낭비 줄이며 공공사업 추진 방안
사회성과보상연계채권(SIB) 체계도
[라동철 선임기자] 복지수요는 계속 느는데 예산은 부족한 게 지방자치단체들의 공통된 고민이다. 필요한 사업인 것 같은데 효과를 자신할 수 없어 머뭇거리는 사업도 적지 않다.
서울시가 이런 현실을 감안, 사회성과연계채권(Social Impact Bond·SIB)을 활용한 사회성과보상사업을 7월 본격 개시한다고 24일 밝혔다.
SIB는 민간이 공공사업에 사업비를 투자하고 성과를 내면 시예산에서 사업비와 성과금을 주는 방식의 복지사업이다. 2010년 영국에서 처음 도입됐고 국내는 물론 아시아에서는 이번에 처음 시도된다.
SIB는 공공기관 입장에서는 행정비용 낭비를 최소화할 수 있고 민간은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면서도 성공 시 원금은 물론 성과금까지 돌려받을 수 있어 새로운 복지사업모델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시는 SIB 1호 사업으로 ‘공동생활가정 아동교육 사회성과보상사업’을 선정하고 민간투자자를 모집해 7월 1일부터 사업을 시작한다. 시내 62개 아동복지시설(그룹홈)에서 생활하는 경계선지능 및 경증지적장애아동 100여명을 양육하고 교육해 가족에게 돌려보내거나 자립을 돕는 사업이다.
시는 IQ 71~84 수준인 경계선지능아동은 정서불안, 따돌림, 학습부진, 사회부적응의 문제를 겪고 있지만 장애로 인정받지 못해 특수교육이나 프로그램을 이용하지 못하는 정책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어 SIB 1호 사업으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0월 총괄운영기관으로 선정된 ‘팬임팩트코리아’가 이달 민간투자자와 사업수행기관을 선정했고 다음 달 대상 아동을 선정할 예정이다.
이 사업에는 사단법인 PPL(이사장 김동호), UBS증권 서울지점(대표 홍준기), 엠와이소셜컴퍼니(대표 김정태) 등 3개 민간기관이 총 11억1000만원을 투자했다. 사업 수행은 대교문화재단 컨소시엄(이사장 여인국)이 맡아 2018년까지 3년간 정서를 치유하고 사회성과 지적능력을 개선시키는 적절한 개입 프로그램을 제공하게 된다.
경계선지능아동은 성인이 돼 아동복지시설을 퇴소할 때 기초생활수급자가 되는 비율이 일반아동의 15배가 넘고 방치하면 정신지체로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는 이 사업이 성공할 경우 소외아동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은 물론 일생에 걸쳐 발생할 사회적 비용투입도 사전에 막게 된다고 강조했다.
서울시와 팬임팩트코리아는 25일 오후 신청사 6층 영상회의실에서 박원순 시장과 3개 투자기관, 운영기관·수행기관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1호 사회성과보상사업 협약식을 갖고 사업 출발을 공식화한다.
박 시장은 “사회성과보상사업은 사회변화를 위한 공공과 민간의 협업을 촉진하고 사회문제 예방으로 사회비용을 감소시킬 수 있는 혁신적인 사업”이라며 “다양한 분야에 널리 확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시는 위기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학력취득 지원 및 취업률 향상, 노숙인과 새터민들의 안정적인 사회정착 지원 등으로 사회성과보상사업을 추진하는 등 적용 분야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SIB은 2010년 영국에서 처음 도입돼 현재 전 세계에서 50건이 넘는 사업이 추진되는 등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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